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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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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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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 성도의 죽음 과연 순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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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의 간절한 생환의 열망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테러집단에 의하
여 무참히 살해당한 김선일 성도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도의 마음은 사람이면 누가나 똑
같으리라 믿는다. 그러나 문제는 단지 목회에 뜻을 두었을 뿐 선교와는 무관한 한 성도
의 죽음을 애도하고 추모하는 차원을 넘어 애써 순교로 미화시키려 하는데 있다. 거두
절미하고 이 같은 교계 분위기는 가려 깊지 못한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어처구니없는
공론이라 하겠다. 왜냐하면 죽음이 순교가 되려면 적어도 한 가지라도 순교의 조건에
부합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선일 성도의 경우에는 그가 단지 목회에 뜻을 둔
한 성도라는 사실 이외에는 어느 한 가지도 순교의 조건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첫째로 순교가 되기 위해서는 그 목적과 활동이 오직 선교이어야 한다.
김선일 성도의 경우 이라크에 간 목적이 선교가 아니고 돈벌이 이었고, 그곳에서의 일
상의 활동도 선교활동이 아니고 소속회사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목적과
활동에 있어서 그의 죽음은 순교와는 거리가 멀다.
둘째로 순교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예배행위나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납치당했어
야 한다. 비록 이라크에 간 목적과 활동이 선교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해도 적어도 예배
중이거나 교인이라는 이유로 납치되어 살해되었다면 순교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김선일
성도의 경우는 회사의 일로 직장 동료들과 차를 타고 가다가 납치되었다고 한다. 따라
서 이점에 있어서도 그의 죽음은 순교라 할 수 없다.
셋째로 순교가 되기 위해서는 테러분자들의 납치의 목적이 선교방해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적어도 테러분자들의 선교행위를 저지하기 위한 납치였다면, 위의 첫째와 둘째
경우에 해당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김선일 성도의 죽음은 순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의 마지막 절규에서도 나타났듯이 테러분자들의 납치의 동기는 한국의
이라크 파병의 철수와 추가 파병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다라서 이 부분에서도 그
의 죽음을 순교로 볼 수 없다.
마지막으로 순교가 되기 위해서는 기독교인이었기 때문에 억류당했어야 한다.
김선일 성도와 함께 납치된 다른 동료들은 풀려났지만 유독 김선일 성도 혼자만 남아서
참변을 당하게 되었다. 여기에서 고인 혼자만 억류당한 이유가 기독교인이었기 때문이
었다면, 그의 죽음은 당연히 순교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사실은 실체적 진신을 규명
하기가 불가능한 것이므로, 그의 죽음을 순교로 보기에는 너무 불확실한 조건이라 하겠
다.
이상에서 살펴 본대로 김선일 성도의 죽음은 결코 순교의 반열에 올릴 수는 없다. 그는
분명히 강대국 미국의 세계전략의 일환으로 야기된 이라크전쟁과 미국이 파병요청을
국익이라는 미명하에 거절치 못한 역학적 공조에 의하여 제물이 된 한낱 희생자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볼 때 그는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절규한 순교자는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코 기독교 신앙의 순교자일 수는 없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행여 인위적으로
순교자를 만들려는 희대의 사기극을 연출하지 말아야 한다. 어느 한 성도의 ‘기독교가
아무리 만신창이가 돼서 사회로부터 존경심을 잃었다한들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게
순교자인가’라는 원성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전쟁의 희생된 한 성도
의 불행한 죽음을 온 국민과 더불어 범기독교적으로 애도하고 추모하였다. 이것만으로
도 고인에 대한 교회의 책무를 다한 것이다. 더 이상 그의 죽음을 순교로 포장하지는 말
아야 한다. 순교가 아닌 것을 순교라고 한다면, 이는 분명히 숭고한 순교의 정신에 먹칠
을 하는 것으로 두고두고 교회 안팎의 조소거리가 될 것이며,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영
광을 가리는 것이 될 것이다.
새사랑교회 담임목사 철장 이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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