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연방의 북서부 끝에 있으며, 모스크바에서 북쪽으로 약 640㎞, 그리고 북극권에서 남쪽으로 불과 7° 정도 떨어져 있다. 이 도시는 지난 2세기 동안 제정 러시아의 수도로서 러시아 역사의 중심무대를 이루었으며, 지금도 공업, 문화 도시 및 항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1703년 표트르 대제가 네바 강의 하구에 세운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에서 비롯된 도시로 처음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라고 했다가 1914년 페트로그라드로 개칭되었고, 1924년 레닌이 죽자 그의 이름을 기념하여 레닌그라드로 명명되었다. 그후 1991년 11월 7일 사회주의 개혁의 와중에서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본래 이름인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되찾았다. 이 도시는 1917년 2월혁명과 10월혁명의 현장으로,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중에는 독일군의 극심한 포위공격을 끝까지 버텨낸 곳으로 유명하며, 건축적인 면에서 유럽에서 가장 아름답고 조화로운 도시의 하나로 명성이 높다. 인구:시 4,456,000(1989), 대도시권 5,020,000(1989).

   이 도시는 네바 강의 지류들을 기준으로 해군부 구역, 바실리예프스키 섬, 페트로그라드 구역, 비보르크 구역 등 크게 4개 구역으로 나뉜다. 해군부 구역은 시의 중심부로 네바 강 본류의 남쪽 좌안에 자리잡고 있으며, 네바 강의 2대 지류인 볼샤야[大]네바 강과 말라야[小]네바 강 사이에 시의 기원인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가 있는 바실리예프스키 섬이 있다. 페트로그라드 구역은 말라야네바 강과 볼샤야네프카 강이 에워싸고 있는 여러 개의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구역이며, 비보르크 구역은 볼샤야네프카 강 동안과 네바 강 북쪽 우안에 있다.

   해군부 구역은 역사적·문화적 유적이 가장 많은 곳이다. 구 해군부 건물이 이 구역의 중심부이며 현재는 해군대학으로 이용되고 있다. 구 해군부 건물의 맞은편 동쪽에는 시에서 가장 오래된 겨울궁전 광장이 있다. 이 광장의 중앙에는 알렉산드르 기념주가 있는데,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이 거대한 비는 무게가 무려 600t이고 높이가 50m에 달한다. 광장과 네바 강 사이에 바로크 양식의 화려한 겨울궁전이 있다. 지금은 에르미타쥐 박물관이 된 이 궁전은 차르 황실의 주요거처였다. 그리고 겨울궁전의 맞은편, 해군부 구역의 서쪽에는 데카브리스트 광장이 있다. 이 광장의 중앙에 '청동의 기사'로 알려진 표트르 대제의 기마상이 있고, 그 아래쪽으로 과거 원로원 의사당으로 쓰였던 건물과 이삭 대성당이 있다. 도로는 구 해군부를 중심으로 방사상으로 뻗어 있는데, 그중 겨울궁전으로부터 동쪽으로 뻗은 네프스키 대로가 가장 중요하다. 이 도로는 초기부터 중심가 역할을 했으며, 도로변에는 스트로가노프·아니치코프·슈발로프 궁전, 카잔 대성당, 푸슈킨 극장 등 역사적으로 유명한 건물들이 많다.

   해군부 구역 겨울궁전으로부터 북쪽 네바 강의 강변에는 250개의 조각품을 지닌 여름정원과 여름궁전이 있다. 여름궁전은 1710~14년 표트르 대제가 이 도시에 최초로 건축했던 궁전으로 초기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졌다. 이 여름궁전에서 북동쪽으로 네바 강이 크게 곡류하는 곳에 유명한 스몰니 학원이 있다. 이 학원은 본래 수녀원으로 러시아 귀족들의 딸들을 가르치는 학교였으며, 1917년 10월 혁명중에는 볼셰비키의 본부로 사용되었다.

   바실리예프스키 섬은 방어에 유리한 지리로 인해 이 도시에서 최초로 개발된 지역 가운데 하나이다. 도심 중앙부의 북서부 한 부분을 차지하는 이 섬에는 푸슈킨 광장, 멘시코프 궁, 중앙해군박물관, 과학 아카데미, 예술 아카데미 등 중요한 시설과 유적들이 많으며, 지금은 문학 박물관과 푸슈킨 하우스로 알려진 러시아 문학연구소를 수용하고 있는 구세관 건물과 국립대학교가 유명하다. 또한 네바 강 유역에는 10월혁명 때 겨울궁전으로의 진격 신호 포성을 울린 순향함 아우로라 호가 영구히 정박하여 혁명 기념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페트로그라드 구역에는 시의 기원인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가 있다. 이 요새는 처음에는 토벽이었으나 곧 높이 12m에 벽의 두께가 3.6m인 석벽으로 개축되었다. 19세기에 주로 정치범을 가두는 감옥으로 이용되었던 이 요새에는 오늘날 박물관이 들어서 있다. 지금도 요새의 능보에는 300문의 포가 설치되어 있어 정오마다 포를 쏜다. 요새의 성마루 너머로는 1712~ 33년에 세워진 상트표트르와 상트파벨 대성당의 첨탑이 화살처럼 솟아올라 있는 것이 보이는데, 이 성당에 표트르 대제 이후의 역대 황제와 황후들이 묻혀 있다.

    비보르크 구역은 가장 늦게 개발된 곳으로 공업지역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공업지역으로 개발된 만큼 1917년 볼셰비키의 혁명을 지지하는 중심지가 되었다. 이 구역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네바 강을 사이에 두고 해군부와 마주보는 핀란드 역이다. 핀란드 철도의 러시아 방면 종착역인 핀란드 역을 통해 레닌이 1917년 4월 13일 스위스로부터 귀환했다. 레닌이 이곳에서 러시아의 역사를 바꾼 볼세비키 혁명에 관한 최초의 연설을 했던 일을 기념하여 레닌 동상이 역 근처에 세워져 있었다.
                                                                                                                                            
 

    위도상으로는 상당히 북쪽에 있지만, 대서양의 영향으로 남쪽에 있는 모스크바보다 오히려 온화한 기후를 보인다. 그러나 겨울의 추위는 매서워 1월평균기온이 -8℃이며 때로는 -40℃까지 내려가기도 한다. 눈이 덮여 있는 날이 연평균 132일이나 되고 이 도시에서 흐르는 네바 강은 보통 11월에 얼어붙기 시작해서 이듬해 4월이 되어서야 풀린다. 여름철 기온은 7월평균이 18℃로 생활하기에 적당하다. 북극권에 가까운 까닭에 겨울철에는 밤이 길지만 여름 초기에는 백야가 계속된다. 연평균강수량은 약 584㎜로서 여름철에 비가 가장 많이 내린다.
                                                                                                                                         
 

   이 도시는 핀란드 만의 꼭대기, 네바 강의 삼각주에 있다. 본래 습지였던 저지대에 자리잡고 있는 까닭으로 홍수의 피해가 큰데 특히 강한 바람이 강물을 역류시키는 가을철과 해빙하는 봄철에 홍수가 많이 발생한다. 1777, 1824, 1924년에는 매우 큰 범람으로 도시 전체가 물에 잠기기도 했다. 이에 홍수의 피해를 막고 배수를 돕기 위해 많은 운하를 만들었으며, 1980년대에는 핀란드 만을 가로지르는 총길이 28.8㎞의 둑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인공 운하들과 천연수로들로 이 도시는 수로와 다리들로 가득해졌고 이에 '북방의 베네치아'라는 별칭을 얻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대도시권은 이 도시를 중심으로 푸슈킨, 파블로프스키, 갓치나 시 등의 위성도시를 포함하고 있다. 핀란드 만을 따라 면적 1,355㎢의 말편자 모양으로 펼쳐져 있는 이 대도시권은 핀란드 만의 북쪽 해안선을 따라서 서쪽 방향으로 휘어지면서 거의 80㎞ 떨어진 젤레로고르스크까지, 그리고 남쪽 해안선을 따라서도 서쪽 방향으로 휘어져 페트로드보레츠와 로모노소프까지 이르고, 내륙의 동쪽으로는 네바 강을 따라 이반노프스코예까지 이어진다. 시 외곽의 새로 개발된 교외지역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지만, 대체로 인구밀도가 낮고 주변에 녹지가 많다. 특히 핀란드 만의 북쪽은 전원적 교외주택지로 일부 상류층의 별장 다차와 요양소, 어린이 캠프, 해수욕장 등이 모래사장과 사구를 끼고 침엽수림 사이로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 연방에서 가장 중요한 공업도시이자 북서부 공업지대의 중심지로 전체 고용인구의 절반 이상이 공업과 건설업에 종사한다. 공업은 기계공업과 화학공업이 특화되어 있다. 특히 기계공업 분야가 발달하여 시 공업생산의 1/2 이상을 차지하는데 이는 이 도시가 일찍부터 공업이 발달해 기계공업에 필요한 숙련 노동력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기계공업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화학공업이다. 이 도시의 화학공업은 비료·타이어·합성고무·페인트·플라스틱·약품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이외에 냉장고·라디오·텔레비전 등 가전제품 중심의 소비재 공업과 자동차 공업도 꽤 발달했다. 소비재 제조업은 주로 이 도시를 중심으로 한 시장을 대상으로 한다. 이 도시에서 발달한 최초의 공업인 조선업도 러시아 연방에서 가장 규모가 크며, 원자력 쇄빙선 레닌호도 이곳 조선소에서 만들어졌다.
                                                                                                                                          
 

   고용인구 가운데 상당수가 교육·예술·과학 계통에 종사할 정도로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 연방에서 가장 중요한 교육과 과학연구의 중심지이다. 대표적 교육기관은 1819년 설립된 국립대학교이다. 이 대학교는 모스크바대학교와 함께 러시아 연방에서 가장 큰 대학교로 특히 수학을 비롯한 자연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인재들을 배출했다. 연구소로는 광업연구소(1773), 군사의료 아카데미(1789), 과학기술연구소(1899) 등이 있으며, 1757년에 설립된 예술 아카데미는 국립대학교에 못지 않게 유명하다. 이 외에도 고등교육기관과 전문기술중등학교가 많다. 이곳 연구활동의 중심지는 과학 아카데미의 도서관이다. 과학 아카데미의 본부는 혁명 후 모스크바로 옮겨갔지만, 도서관은 이 도시에 그대로 남아 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초기부터 서구문화를 받아들이는 창구와 러시아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대규모의 공연장과 극장 등의 문화시설이 많으며, 그 질적 수준도 매우 높다. 그중에서 키로프 국립 아카데미 극장은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으며, 극장 소속의 키로프 발레단은 자주 해외 순회공연을 갖는다. 박물관으로는 에르미타슈 박물관과 러시아 그림만 전문적으로 전시하는 러시아 국립박물관이 유명하다. 에르미타슈 박물관은 본래 겨울궁전이었던 곳으로 런던의 대영박물관이나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못지 않은 수준의 소장품을 자랑한다. 이 외에 푸슈킨 하우스 문학박물관도 전문적인 수집활동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도시는 육상·해상·항공 교통의 요지이다. 이곳 항구는 러시아 연방 최대의 무역항으로 각종 수출입품이 드나들며, 여름철에는 여객선이 정기적으로 스톡홀름과 영국의 틸베리까지 운항한다. 이 항구는 또한 네바 강의 하항으로 네바 강과 라도가 호를 거쳐 백해, 북극해, 카스피 해, 볼가-발트 수로 등 유럽권 러시아의 내륙 수로체계와 연결된다.

  철도는 러시아 연방 내의 모스크바를 비롯한 주요도시들뿐만 아니라 헬싱키와 바르샤바 등 유럽의 북부와 중부 각지로 방사상으로 뻗어 있다. 이들 노선의 주요종착역으로 모스크바, 바르샤바, 핀란드, 발트, 비테프스크 역 등이 있다. 시내에는 1955년부터 지하철이 개통되어 운행되고 있고, 그밖에도 시 외곽과 위성도시들을 연결하는 교외철도망, 버스, 전차, 무궤도전차 등이 잘 발달되어 있다. 항공로는 베를린, 파리, 런던 등과 연결되며, 풀코보 국제공항이 시에서 남쪽으로 18㎞ 떨어져 있다.
                                                                                                                                                
 

   이 도시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주의 주도인 동시에 러시아 연방의 직할시이다(1931~). 16개의 구로 이루어졌으며, 구 밑에는 17개의 도시구역이 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대도시권에는 별도의 지방정부가 관리하는 5개의 시가 있는데 이 시들은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16개 구와 같은 지위를 가진다. 시민은 대부분 러시아인이다. 혁명 전에는 폴란드인·발트인·독일인 등이 상당히 많았지만, 이들은 스탈린에 의해 제1·2차 세계대전 사이에 추방되었으며 많은 러시아 농민들이 유입되어 전후에는 이주민이 원주민의 수효를 능가했다.

   이 도시에는 국가의 각종 핵심부서가 있어 과거 수도로서의 지위를 지금도 부분적으로 가지고 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의 포위공격을 방어한 공로로 영웅시(英雄市)의 자격을 부여받았다.

   주택들은 시의 역사에 비해 현대식 건물이 많다. 그것은 대부분의 주택이 제2차 세계대전 때 파괴되어 전후 대규모의 건설계획에 의해 복구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결과 인구의 상당 비율이 일부 고층 아파트를 포함한 비교적 현대적인 아파트에 살고 있다. 이런 주택은 대부분 중앙난방식이며, 다른 생활 서비스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다. 차르 시대의 악명 높았던 생활환경과는 달리 오늘날의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깨끗하고, 공공 서비스 시설을 거의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시민들을 위한 수백 개의 의원과 함께 종합병원과 병원도 150개에 달한다.

자료출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2000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