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언제쯤인가 방영된 하이킥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수 오디션에 나가기로 한 강승윤은 피아노 반주를 해줄 사람을 찾는다.

김지원은 바쁘다고 하니 남은 이는 크리스탈 뿐인데,

크리스탈은 스키장 갈 돈을 주면 반주를 해주겠다고 한다.

문제는 크리스탈이 피아노를 칠 줄 아느냐는 것.

가족들은 "못친다. 넌 걔를 아직도 모르냐"고 하지만,

크리스탈은 LA 햄버거 가게에서 유키 구라모토를 만나 피아노를 배웠단다.

게다가 집에 피아노가 없으니 종이에 피아노를 그려 연습을 하겠다니, 그걸 어떻게 믿겠는가?

아무래도 속은 것 같은 승윤은 그냥 기타반주로 오디션에 임하기로 한다.

 

오디션 날, 심사위원이 말한다.

"(곡명이) 피아노맨인데 기타반주에요?"

그때 크리스탈이 뛰어들어온다.

"아니어요. 피아노반주 할 거예요!"

승윤은 그 순간에도 크리스탈을 완전히 믿지 않지만,

막상 반주를 시작한 크리스탈의 피아노실력은 탁월했다.

게다가 간주 중에 하모니카까지 부는 크리스탈,

강승윤은 그 장면에서 감동에 겨운 표정으로 크리스탈을 바라본다.

이때의 표정을 말로 설명하자면, "피아노도 감사한데 하모니카까지!" 정도일 것이다.

 

 

 

 

살면서 그런 표정을 지어본 건 아마 여러번일 거다.

어머니를 비롯해 내게 잘해주신 분들이 한둘이 아니니깐.

하지만 대통령을 생각하며 그런 표정을 지었던 적은 아직 한번도 없다.

내가 기대했던 분이 당선 후 일을 잘 못할 땐 실망스런 표정을 지었을 테고,

 

 

기대를 안한 분이 잘 못할 땐 역시나, 하는 표정을 지었으리라.

 

 

그리고 우리 각하처럼, 기대는 안했지만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는 생각이 들 땐

이런 표정을 짓지 않았을까?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내년 이맘땐 강승윤이 지었던 저 표정을 짓게 했으면 좋겠다.

우리 각하 덕분에 대통령에 대한 기대치가 많이 낮아져,

웬만큼만 하면 이런 표정을 지을 수 있을텐데 말이다.

 

저작자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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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기생충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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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윤군 2012/05/21 09: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체화당에서 강연들은 학생입니다. 마지막 사진을 보니 어제 입으신 모자와 상의네요. 늦은 밤까지 글을 쓰시고 그내용에 맞춰 사진을 찍는 교수님의 열정이 부럽습니다^^

  2. 이순철 2012/05/21 09: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이 글은 할 말없음. 그냥 졌다라고 할 수박에...ㅋㅋㅋㅋ 표정 쥑임니다. 다음에 내 표정 보여드려야지.

  3. 이고은 2012/05/21 10: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교... 교수님... 이러시기에요.ㅋㅋㅋㅋㅋ

  4. 이인숙 2012/05/21 11: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교수님, 표정연기가 연기대상감입니다.^^

  5. 이준서 2012/05/21 11: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ㅍㅎㅎㅎㅎㅎㅎ 서교수님 너무 하셨어요~~~ 망가지시면서까지 ^^; 마지막 표정이 나오도록 서로 노력해야죠^^

  6. seizetheday 2012/05/21 12: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쉬 마지막 표정이 가장 유쾌하네요. ㅎㅎ
    요즘 우울한 뉴스밖에 없어 기운내기 힘들지만 포기할 순 없으니 해봐야죠.

    4년 전 대선 때는 이 정도일 줄은 정말 아무도 몰랐겠죠.
    도덕성에 대한 의심때문에 절대 반대했던 저조차도 이 정도는 예상 못 했거든요.


  7. 이봉원 2012/05/21 13: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크크크크크크크킄끄킄.. 서민 교수님 덕에 잘 웃고 갑니다. 표정연기로 대통령상받으시겠어요ㅋㅋㅋ

  8. 열혈팬 2012/05/21 15: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난번기사 사진때문에 건강상 어려움을 겪었었는데...
    이번기사 사진으로 열혈팬 엔돌핀 완죤~폭발!합니다.^^; 십년묵은 체증까지 말끔히 ㅋㅋㅋ
    주변 서민샘팬들의 성화로 카페라도 만들어야 하나~싶어요 ㅎㅎㅎ

  9. 사생팬 2012/05/22 01: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ㅍ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표정연기 쥑입니다.
    들뢰즈의 얼굴성은 잉여이므로 얼굴을 해체하라고 했던 글이 떠오르네욤.
    조만간 CF요청이 들어올 것 같은데 몸 사리셔야 겠어요. ㅋ~

  10. 엘리사벳 2012/05/22 1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완~전 사랑합니다. ^________^ ㅋㅋㅋ 짝짝짝(박수소리임...:싸대기 소리로 오해없으시기 바랍니다) 오늘 때이른 더위가 싹 가십니다. 표정으로 웅변하시는 열성적인 노력에 감사를 드립니다.

  11. 나뭇잎 2012/05/22 13: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민 교수님, 킹왕짱~~!!!^^ ㅎㅎㅎ

  12. 고교교사 2012/05/22 16: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정말 노골적인 표정으로 열연하신 대가로 주는 연기대상감입니다.ㅎㅎ
    사진의 illustration으로 교수님이 전하고자 하는 의도의 근간이 스멀스멀 살아나 꿈틀거리는 걸 느꼈으니까요.ㅎㅎ

    늘 감동적인 웃음을 주는 동시에 핵심을 찔러 읽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느끼게 하는 글을 써주신 데 대해 늘 고맙게 읽고 있거든요.
    고맙습니다. 꾸버어억!!!

  13. 오메~ 놀라라! 2012/05/23 23: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표정 끝내주십니다 ㅋㅋㅋ

    그리고, 뒤에 레이스 커텐도 ㅋㅋㅋㅋ

  14. 나는간호사다 2012/05/24 21: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정신을 아찔하게만들고 온몸에서 힘이빠져나가게게하는 표정이군요.그것도 대학교수란분이 이런표정을 짓다니... 쥐 쥐 쥐 쥐 쥐 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