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은퇴가구에 해당하는 60대 이상 가구를 보면 50대에 비해 소득이 두 번 크게 떨어지며 경착륙하는 모습을 보인다. 2012년 기준으로 60대는 50대에 비해 중위소득이 44%가 떨어지고 70대 이상은 60대에 비해 또 56% 하락한다. 50대 중위소득은 384만원이지만 60대는 215만원, 70대 이상은 95만원으로 소득이 하락한다.
지금은 60대 이상 인구가 950만명으로 전체 인구 중 19% 정도다. 이들 가구 소득 급락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10년 후 60대 이상 인구는 1500만명으로 550만명 증가한다. 20년 후에는 2000만명으로 1050만명이나 늘어나게 된다. 20년 동안 매년 이들 인구가 52만명가량 증가하는 셈이다. 그리하여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60대 이상 인구 비중은 10년 후 30%, 20년 후 42%로 급격하게 증가한다.
이렇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향후 이들 은퇴자층에 속하는 60대 이상 가구 소득이 지금처럼 두 번에 걸쳐 크게 떨어지는 경착륙 현상을 보인다면 경제 소비 수요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고령화 시대에 본격 접어든 후에도 지속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이들 은퇴가구 소득이 급하게 떨어지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
60대 이상 가구 소득 추락 이유는 실질적으로 퇴직하는 연령이 55세 전후로 빨라졌기 때문이다. 이후 찾는 일자리는 일용직이나 임시직이 대부분이어서 소득이 크게 하락한다. 반면 이러한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 감소를 뒷받침해줄 소득원(연금소득, 재산소득, 자산의 현금화, 이전소득)은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 50대에 비해 60대 이상은 평균적으로 근로ㆍ사업소득이 251만원 줄어들지만 연금소득 등으로 얻는 수입은 82만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60대 이상 가구 소득 급락을 막으려면 다음의 정책들이 필요하다.
첫째, 60대 정도까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정년 60세 법제화는 이런 의미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비영리조직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60대 이후에도 안정적인 근로소득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둘째, 주택연금 등을 통해 주택을 유동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60대 이상 가구는 주택 보유 비중이 70%에 이른다.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5% 수준이다. 주택은 조금씩 떼어내 팔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집을 팔고 월세로 살기에는 주거 불안정성과 월세 부담도 크다. 2억원 집이면 대략 매월 60만원을 종신으로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은퇴자들은 소득이 급락할 뿐만 아니라 저소득자의 경우 소득이 더 빠른 속도로 추락하는 양극화까지 겹쳐서 일어난다. 50대는 소득 상위 20%가 하위 20% 소득의 7배 정도지만 60대 이상은 격차가 15배 정도에 이른다. 이처럼 향후에는 은퇴가구 소득 추락이 연착륙돼야 고령화 시대 소비를 안정시켜 지속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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