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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지켜야 할 소소한 것들

[투데이포럼]정관성 대전시 문화체육관광국장

충청투데이 cctoday@cctoday.co.kr 2015년 11월 03일 화요일 제21면     승인시간 : 2015년 11월 02일 18시 47분
옛날 어느 절에 관상에 능한 주지스님이 있었다. 하루는 데리고 있는 상좌의 관상을 보니 일주일 뒤에 죽을 상이었다. 절에서 죽으면 그의 부모에게 어찌 원망을 다 들으랴 싶어 일주일 휴가를 핑계로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런데 죽어서 돌아오지 않아야 할 상좌가 다시 돌아온 게 아닌가!

믿을 수가 없어 지난 일주일의 행적을 자초지종 물었다. 상좌가 말하기를 집에 가는 도중 냇가를 건너려는 순간, 수만 마리의 개미떼가 눈에 띄었는데 마침 비가 많이 내려 물길이 개미집을 향하고 있어 그대로 두면 몰살할 것 같아 물길을 다른 곳으로 돌려 개미를 살렸다고 한다. 스님이 이르기를 그런 너의 행동이 네 목숨을 살렸다 했다. 비슷한 얘기가 마의상서에도 나온다.

과연 운명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인가? 인간이 풀고 싶은 오랜 숙제이지만 명쾌한 답은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지식의 영역이 아니라 각자 개인의 믿음의 세계에 속하기 때문이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운명에 대해 세 가지를 말했다. 첫째, 운명이란 절반만 주재할 뿐 나머지 절반은 사람의 통제에 달려있다. 제 아무리 험난한 운명이라도 미리 대비하기에 따라 양상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둘째, 운명은 가변적이며 셋째, 운명의 신은 여성이어서 적극적인 젊은 남성을 좋아한다. 즉, 적극적이고 과감한 사람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를 가장 극명하게 대변하는 말이 ‘헬조선’이 아닐까 싶다. 불투명한 미래와 나아진다는 희망이 없어 너도 나도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것이다. 한국 남자가 가장 잘 하는 것은 일이요, 가장 하기 힘들어 하는 것은 칭찬과 위로라고 한다. 그러니 가족이나 가까운 이들과의 소통이 원활할리 없고, 나이 들어 어느 순간 번아웃(뇌 소진증후군) 상태가 찾아와 삶의 의욕을 잃는다.

김주환 연세대 교수는 역경을 이겨내는 마음의 근력, 즉 삶의 회복탄력성 향상을 위해 두 가지 습관을 제시한다. 마음에 좋은 습관으로 감사하기와 몸에 좋은 운동하기다. 운동을 하면 뇌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줌으로써 원만한 인간관계는 물론 리더십도 길러진다고 한다.

어린아이가 8살 때까지 하루에 400번 웃는데 반해 그 이후부터 60살이 될 때까지 하루 평균 8번 웃는다는 통계가 있다. 그래서 늙고 나이 먹는 것을 두려워 할 게 아니라 감성이 메마르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동안(童顔)을 유지시켜 주는 것은 보톡스가 아니라 감성이기 때문이다. 대화중에 상대방의 말에 감탄사를 연발해 주는 것도 동심을 유지하는데 좋은 방법이란다.

벌써 11월이다. 한 장 남은 달력을 보면서 지난 시간들을 곱씹어 본다. 성취의 보람보다 아쉬움이 더 크게 다가온다. 2016년 새해에는 더 많이 웃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 말 할 것이며, 더 많이 운동하기 등등 지켜야 할 소소한 것들을 되새겨 보자. 우리 인생에는 100m 달리기처럼 정해진 결승선이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운명이란 정해진 것이 아니라 믿음의 결과다. 성공한 사람이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한 사람이 성공한다는 이치를 되새기며 내일의 희망을 꿈꿔보는 연말연시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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