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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회 법원의 날 특집] 영장실질심사 도입20년 돌아보니

    피의자 방어권 보장 확대… '불구속재판 원칙' 정착 기여

    장혜진 기자 core@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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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둘러싼 법원과 검찰의 크고 작은 갈등을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영장실질심사제도가 지난 20년 간 피의자의 방어권과 국민의 기본권을 신장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데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구속 남발 관행이 사라지고 불구속 수사·재판 기조가 자리잡으면서 법조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인신을 구속한 뒤 전방위적 압박을 가해 자백이나 진술을 받아내는데 치중하던 기존 수사 관행에서 벗어나 디지털포렌식과 계좌추적 등 과학수사에 기반한 새로운 수사기법을 모색해 인권침해 소지를 줄여나가고 있다. 변호인들도 영장단계부터 피의자의 무고함과 불구속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등 적극적인 변호에 나서고 있다.

    ◇구속자수 크게 줄어= 영장실질심사제도가 처음 시행된 1997년 그해 곧바로 구속영장 발부율이 82.2%로 급격하게 떨어졌다. 전년도인 1996년 92.6%에 비해 10.4%p나 낮아진 것이다. 이후 구속영장 발부율은 80% 대를 꾸준히 유지하다 2007년 70%대로 다시 뚝 떨어졌다. 2005년 취임한 이용훈 대법원장이 '불구속 재판 원칙'을 크게 강조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기조는 구속영장이 청구된 모든 피의자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개정 형사소송법이 2008년부터 시행된 것과 맞물리면서 이 대법원장이 퇴임한 2011년까지 이어졌다. 법원의 심사가 엄격해지면서 검찰이 청구하는 구속영장 건수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일단 구속부터"…
    검찰·경찰의 수사관행
    점점 설자리 잃어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검찰에서도 확실하게 발부된다고 생각되는 사건만 영장청구를 하게 되면서 전체 청구 건수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라며 "검찰이 영장청구에 신중해지면서 법원의 영장 발부율도 2013년부터 미미하지만 조금씩 상승추세에 접어들어 현재는 80%를 웃도는 수준으로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구속영장 발부가 엄격해지면서 일단 구속부터 해 놓고 압박을 가해 자백이나 진술을 받아내면 된다는 기존 수사관행은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됐다"며 "검찰도 과학수사기법을 발전시키는 등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했다.

    검찰 출신 변호사가 독점하던 수사단계의 사건 수임도 큰 변화를 맞았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과거 형사사건은 검찰 출신 변호사가 대부분 수임했는데 영장실질심사제도 도입 이후 판사들의 영장발부 여부에 대한 재량권이 커지면서 판사 출신 변호사나 법정에서 변론 대처 능력이 뛰어난 변호사들의 형사사건 수임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영장이 청구되면 대부분 발부돼 손 쓸 방법이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영장단계에서도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변호 전략을 짤 수 있어 피의자의 방어권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영장발부 기준 둘러싼 법원·검찰 갈등은 계속= 영장실질심사 제도 시행 이후 불구속 수사·재판이 점차 자리잡아가고 있지만 영장발부 기준을 둘러싼 법원과 검찰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검찰은 법원의 영장발부 기준이 들쑥날쑥하다며 '로또 영장'이라고 꼬집기도 한다.

    구속영장발부 기준 싸고 갈등…
    영장항고제도 도입 대안으로

    판사들은 "검사들이 구속 여부를 수사의 성공 여부로 보는 기존 관습을 고쳐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서울의 한 부장검사는 "특히 뇌물사건은 객관적인 물적 증거를 찾기 어려운데다 공여자의 진술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불구속 수사를 하다보면 조사를 받고 나가는 즉시 불리한 진술을 한 참고인을 찾아가 진술을 번복하게 하거나 다른 공범자와 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며 "수사 현실을 고려해 법원이 영장발부 기준을 명확하게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부장검사는 "지방의 경우 주말에 당직을 하는 영장판사가 바뀌는데 어느 판사가 기각률이 높은지에 대한 소문도 파다해 일부러 특정 판사가 있을 때 영장신청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법원이 영장 발부 기준을 좀더 명확하고 통일적으로 세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현재 대안으로 가장 많이 제시되고 있는 것은 영장항고제 도입이다. 영장항고제 도입은 지난 2008년 국회 사법제도개혁특위에서 뜨거운 쟁점이 됐지만 법원 등의 강한 반대로 무산됐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반드시 구속시켜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해 의견서를 수십장이나 써내고 심문에도 참여했는데 '구속의 상당성·필요성 부족'이란 한 줄로 기각이 되면 납득하기 어려운게 사실"이라며 "적어도 어떤 경우에 기각이 되는건지 기준이라도 알아야 다음 영장 청구에 참고를 하는데 답답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영장항고제가 도입되면 판사들이 영장기각시 결정문을 쓰게 돼 현재와 같이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 없음'이란 한줄로 기각할 수 없게 된다"며 "이러한 결정문이 쌓이면 판례처럼 실제 영장심사에 있어서도 준거로 작용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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