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가능성, 탐험가로 나아가는 데 큰 힘”

뉴욕 탐험가 협회, 김현국 탐험가 한국인 최초 정회원 등록
세계 최초 모터사이클 이용 시베리아 횡단
3차례 유라시아 대륙 횡단으로 자료 구축
“The Explorers Club 한국 지부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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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The Explorers Club 홍콩 지부 모임에서 김현국 탐험가가 협회 회원들과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편집에디터
지난 9일 The Explorers Club 홍콩 지부 모임에서 김현국 탐험가가 협회 회원들과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편집에디터

“소외, 고독, 불안… 대한민국에서 탐험가로서 살아가려면 항상 곁에 두어야 하는 단어들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더 익스플로워스 클럽(The Explorers Club)’ 정회원 등록으로 지금까지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며 구축한 내용과 더불어 탐험가로서 껍질까지 인정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최초로 모터사이클을 이용해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한 탐험가로 알려진 김현국씨가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는 탐험가 협회 더 익스플로워스 클럽에 한국인 최초로 정회원 자격을 얻게 됐다.

더 익스플로워스 클럽은 최초로 그린란드를 탐험한 프레데릭 쿡, 역사학자이자 기자였던 헨리 월쉬 등 모험적인 탐험가들이 주축이 되어 1904년 창설한 협회로, 100년이 넘게 이어져 온 탐험가 협회다.

지난 3월19일 정회원 추천을 받은 김현국씨는 오는 5월 증명서가 발급되면 협회의 유일한 한국인이자, 최초의 정회원이 된다.

이 클럽의 역대 회원으로는 1909년 최초의 북극 탐험가 로버트 피어리, 매튜 헨슨, 1911년 최초 남극 탐험가 로알드 아문센, 1927년 대서양을 비행기로 횡단한 찰스 린드버그 등 모두 세계 ‘최초’ 혹은 ‘최고’라는 수식어를 가진 이들이다.

클럽의 정회원 등록을 위해 신청 후 증명 작업만 1년여 기간이 걸렸다는 김현국씨는 “추천을 받기까지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그동안 어떤 탐험을 해왔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1980년대 후반, 도서관보다는 시위 현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 대학생 김현국은 20대 청년의 열정으로 남과 북이 분단된 한반도의 현실을 바라봤다.

언젠가는 한반도가 통일될 것이라 믿었던 그는 “통일이 된다면 중국과 러시아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대륙과 국경을 맞대는 것이고, 당시 소비에트가 해체되면서 러시아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새로운 시장으로 다가왔다”며 “누군가는 시베리아, 유라시아 대륙에 대한 자료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탐험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1996년 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취업전선에 뛰어든 친구들을 뒤로하고 모터사이클 한 대로 광주에서 시베리아를 거쳐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했다. 그리고 2014년, 2017년까지 총 3회에 걸쳐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며 자신만의 자료를 구축해왔다.

그는 “지구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의 탐험가가 유라시아 대륙을 지속적으로 횡단하며 구축해온 자료가 더 익스플로워스 클럽의 정회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무려 24년 동안 직업으로는 인정받기 힘든 탐험가로서 지치지 않고 길을 나설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대륙을 횡단하며 접한 1만2000㎞만큼의 새로운 세상, 넓어진 시각이 동력이지 않을까 싶다”며 “수많은 가능성과 그 가능성들이 가져온 확신이 있다”라고 말했다.

더 익스플로워스 클럽 정회원 자격을 얻음과 동시에도 김현국씨의 탐험은 계속될 예정이다. 오는 5월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바이칼호수까지 4000㎞에 이르는 구간의 문화자원을 자료화하기 위한 탐험을 떠난다.

그는 “탐험 문화가 사회 바탕에 깔린 서구사회와는 달리 아직 한국은 탐험가라는 직업이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라며 “이번 정회원 등록을 통해 중국과 홍콩에 이어 아시아 세 번째로 더 익스플로워스 클럽 한국 지부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곽지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