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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현궁집사가 3억 빼돌려/대원군 5대종손 이청씨 재산관리인

입력 : 1994-08-26
◎「왕가」소유 재산 수천만평 추정흥선대원군의 사저였던 운현궁을 관리하던 집사가 왕족의 재산과 상궁의 퇴직금을 횡령해 쇠고랑을 찼다.
서울지검 형사6부는 25일 흥선대원군의 5대종손인 이청씨(58·연세대강사)의 재산을 관리하면서 이씨 소유의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은퇴한 상궁의 퇴직금을 가로채는 수법으로 2억7천여만원을 빼돌린 혐의(횡령)로 전운현궁집사 한경섭씨(56·서울 장위동)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한씨는 이씨의 모친 박찬주여사(80)가 살고 있는 운현궁의 집사로 근무하면서 지난 88년 경기도 남양주군 화도읍 창현리 일대 이씨 소유의 임야 4만여평을 허락없이 판뒤 대금 2억6천만원중 1억6천여만원을 빼돌렸다.
한씨는 또 박씨가 운현궁에서 상궁으로 근무하다 은퇴한 민모씨에게 전달하라고 준 퇴직금 4천만원중 2천만원을 가로챈 것을 포함,자신이 관리한 이씨등의 은행계좌에서 1억1천여만원을 빼내 가로챘다.
이씨가 자신의 재산을 관리해온 한씨를 횡령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하면서 시작된 이 사건은 조선왕조가 몰락한지 1세기가 지났음에도 대원군의 후손들이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 관심을 끈다.
이씨 측근에 따르면 이 사건과 관련된 왕가소유의 화도읍 일대 땅만 하더라도 2백40만평이고 전국적으로는 3천여필지 수천만평이나 돼 이씨 자신도 전체 재산규모를 정확히 모른다는 것이다.
조선왕실의 재산은 해방후 국고에 귀속됐다.그러나 왕위는 흥선대원군의 둘째 아들인 고종의 직계로 이어졌기때문에 대원군의 장손인 이청씨는 정부로부터 사유권을 인정받았다.왕이 집무를 보고 기거하던 경복궁 비원등은 공원으로 단장돼 정부가 관리해왔지만 대원군의 사저였던 운현궁은 지난해 서울시에 매각하기전까지 박여사가 민상궁의 시중을 받으며 살아왔다.
서울정도 6백년 기념사업으로 서울시가 운현궁을 매수하는 문제로 91년 오랜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한 이씨가 묻혀진 재산찾기에 나서면서 한씨의 파렴치한 행각은 꼬리를 잡히게 됐다.<전석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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